-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 당신이 남들만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 당신이 남들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 당신이 남들보다 낫다고 생각하지 마라.
- 당신이 남들보다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 마라.
- 당신이 남들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 당신이 모든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 남들을 비웃지 마라.
- 누군가 당신을 걱정하리라 생각하지 마라.
- 남들에게 무엇이든 가르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마라.
“얀테의 법칙”이라는 건데, 노르웨이 작가 악셀 산데모세의 소설 속에서 나오는 작은 마을 얀테의 불문률이다. 얼핏 보면 마을의 평화를 위한 멋진 규약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 같은 나이의 한국 노인세대에게는 그렇다. ‘모난 돌이 정맞는다’는 속담처럼 평균인간을 지향하는 유교주의적 문화속에 젖어 살아왔기 때문이다. 물론 스스로 특별하다고 생각하거나 낫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하나의 미덕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규칙은 무서운 암시가 담겨 있다. 지키지 않으면 마을의 조화를 헤친 공동의 적으로 간주된다는 것, 쉬운 말로 하면 “왕따”시키겠다는 ‘집단이기주의’가 은근히 내제되어 있으니 말이다.
오늘의 세상은 튀는 사람들이 호감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보다 뭔가 개성있는 사람들이 뉴스거리가 되고, 그런 사람들이 또한 긍정적인 측면에서 새로운 멋진 세상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진짜 자기 모습 그대로 즐기면서 다른 사람들 눈치 안보고 자기 방식대로 사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다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건방지다‘고 느낀다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사실상 인간의 본성에 우월감이 존재하고, 인류역사는 신분상승을 위한 피나는 게임으로 점철되어 왔다. 오늘의 문명사회가 이런 상호 경쟁을 통해서 이루어졌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지나친 평균인간 지향적인 ‘얀테의 법칙’은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안테의 법칙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평온한 삶을 유지시켜주는 황금율일 수 있다. 실제로 복지국가의 모델로 알려져 있는 북유럽 국가 사람들의 행복감에도 안테의 법칙은 문화적으로 기여한 바가 있었다고 한다. 평등한 삶의 방식이 만족감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얀테의 법칙의 핵심이 어디까지나 ‘생각하지 말라’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비록 내가 남들보다 돈이 더 많거나, 남보다 아는 것이 많다고 해도 스스로가 남들보다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말자“는 것이니 말이다.
돈, 권력, 명예를 쫒는 신분상승의 게임이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오늘의 한국사회를 바라보면서 생각해 보았다. 안테의 법칙 속에 숨은 긍정적 의도가 건전한 시민의식으로서 발휘된다면 이는 사회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지나치게 도덕적 가치에만 치중한 나머지 뛰어난 리더들의 리더십을 의도적으로 배척하거나 경원시 한다면 공산주의 사회처럼 집단이기주의의 함정에 빠져 사회발전을 저해하는 큰 요인이 될 수 있다. 도스토에프스키 소설 “카라마조프 형제들” 속에 나오는 천국과 지옥 “양파 한 뿌리” 얘기가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집단이기주의가 개인의 이기주의 보다 더 나쁘다는 것이다.
우리뷰티업계의 경우, ‘얀테의 법칙’에 따라 그냥 조용히 입다물고 묵묵히 경쟁에 참여하면 욕먹을 일은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업계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는 누군가 헤안을 가진 뛰어난 사람들이 입을 열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목소리를 내는 그들을 향해 ‘건방지다’고 할 게 아니라, 귀를 기울이는 태도가 중요하다. 우리업계는 지금 발전할 것인가 퇴보할 것인가 기로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