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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장사가 안된다? 새로운 판세 읽어야

 

 

장사가 안 된다고 모두가 이구동성이다. 팬데믹 호황이 잠깐 있었고, 돈을 좀 벌었다는 분들도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우리 부부도 가게 하나를 20년 넘게 운영해 오고 있는데, 나이도 나이지만, 이제는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장사가 안 된다. 직원들 월급 챙겨주기도 버겁다. 우리 같은 상황에 처한 분들이 한둘이 아닌 것 같다. 특히 오랫동안 이 업종에서 종사한 분들의 경우가 더욱 그렇게 보인다. 젊었을 때처럼 의욕도 없다. 컴퓨터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과 경쟁은 어림도 없다. 그저 옛날식으로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잘해주는 정도다. 한 세대가 이렇게 넘어가고 있다.

경기는 좋았다 나빴다 사이클이 있다. 그렇다고 우리 뷰티업계의 시장규모는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다만 경쟁의 판 자체가 달라졌을 뿐이다. 좌판을 벌여놓고 손님이 찾아주기만을 기다려도 돈을 벌었던 옛날 판세가 아니다. 상당한 정도의 경영기술과 하이테크 노하우는 경쟁자라면 가져야 할 필수적 요소가 되었다. 또한 자본의 크기, 매장의 규모, 그리고 경영자의 능력과 판단력이 승부를 가르는 또 하나의 키가 되었다. 더불어 월마트, 월그린, 달러스토어, Ulta, Sephora 같은 거인들, 그리고 Amazon, eBay, Temu 같은 온라인 업체들이 우리 업계의 몫을 노리고 있다.

이런 새로운 판에서 우리 같은 구식 노인네 장사꾼의 마인드로는 경쟁의 대열에 낄 수 없게 되었음은 자명하다. 차세대 젊은 경영인들의 시대가 이미 열렸음을 뜻한다. 특히 부모님으로부터 이 비즈니스를 넘겨받은 차세대들이야말로 누구보다도 경쟁력에서 우위에 서 있다. 부모님 세대가 넘겨준 기반을 지렛대 삼아 새로운 도전도 가능하게 되었으며, 업계의 미래는 이제 이들 차세대에게 달렸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소매업계 창업세대들과 더불어 이 업계에서 대성공을 이룬 Kiss Group을 비롯한 큰손 벤더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그들의 역할 여하에 따라서 이 업계의 미래의 운명이 또한 달라질 것이다. 반대로 이 업계의 미래에 그들의 운명도 좌우될 수 있다. 그들이 스스로 이를 인식하고 시장을 지켜야 하고 더욱 키워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시장이 무너지면 누가 가장 큰 손실을 입을 것인가 생각해 보면 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이 시장을 지키고 키울 것인가? 무엇보다도 디스트리뷰션 시스템의 전자화(EDI)를 서둘러야 한다. 주류 뷰티업계 경쟁자들은 비행기로 질주하는데, 우리는 겨우 마차 타고 달린다면 결과는 뻔하다. 그들은 AI 시대를 열었는데, 우린 아직도 주먹구구시대에 머물러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이들과 경쟁의 갭을 줄이기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하는 이유다. 그것도 당장 해야 한다.

두 번째로 서비스 경쟁력의 강화다. 매장경영, 제품 및 고객 서비스 노하우 등에 대한 교육을 일상적으로 끊임없이 실시해야 한다. 이런 노력을 통해 매년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해 갈 때 우리의 먹이 파이는 점점 커질 것이다.

세 번째로 업계 차원의 전략을 세우고 집행까지 관리하는 큰 중심체가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크고 작은 협회들과 트레이드쇼들이 난립해 있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그 중심체 역할은 <큰손 벤더들 + 차세대 큰손 소매업체들>이 앞장을 서주어야 할 것이다.

창업세대들의 퇴장의 모습이 쓸쓸해 보인다. 그들은 위대한 일을 해냈다. 이제 그들의 피와 땀이 이 땅에서 헛되지 않도록 하는 일은 차세대에 달렸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업계 모두가 함께 갈 때 가능하다. 함께 가면 더 큰길을 만든다. 그 큰길을 통해 창업세대의 위대한 족적이 더욱 크게 남겨졌으면 좋겠다.